멋사 수료, 부트캠프에서 내가 얻은 것

멋사가 모두 끝났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마지막 프로젝트 평가가 너무 좋아서 다행이었지만 부트캠프 중반에는 많이 우울하고 힘들어했었다. 내가 생각한 환경과 달랐고 스스로도 건강 등의 문제로 인해 원하는대로 움직이질 못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나를 조이고 다그쳤고 이는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또한 멋사에서 제공하는 수업이 내 학습방법과는 맞지 않아서 종래에는 계속해서 욕심을 버렸던 것 같다. 최소한의 목표를 바라보고 버티었다.

 

그러면서 자기객관화가 되었다. 본인이 본인을 괴롭히는 완벽주의 성향이 지나쳤다. 잘 하고 있다는 주위의 격려와 칭찬을 곧이 곧대로 듣지 못했다. 생각을 고쳐서 너무 많은 자극들, 내 몸과 마음의 건강 문제가 해소된 후에야 발전이 있을 수 있다고 분명히 한 뒤에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생각하고 살아가는지 관찰했다. 그에 비교해서 내 약점을 알고 깊이 반성했다. 결국엔 다음 스텝을 어떻게 나아갈지 답을 얻었다.

 

 

 

1. 내 20세기라이언들과 뭣 모르고 쳐낸 코드로 어떻게든 만들어낸 프로젝트, CAMPERZ에서 호준 대표님의 좋은 피드백들을 많이 받았다. 

GitHub - 20th-lion/camperz

코드리뷰에서는 멋사 프론트엔드 1-3기 결과 중 탑 10 안에 든다는 말씀도 들었고(BASE_URL 상수를 분리하지 않은 것이 발견되어 이 말은 취소되었다 ㅜㅜㅋㅋㅋ), 제비뽑기에 걸린 운 없는 인간으로서 발표를 내가 하게 되었는데 스피칭과 기록 습관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 가치관이 녹아든 리더십도 좋아해주신 것 같다. 소중한 평가들이 마음에 차곡차곡 쌓였다.

 

2. 실체없는 사이버 공간에서 친구를 얻었다. 진심이 통하고, 떠올리면 마음이 따끈해지는 그런 친구를 말이다. 생각이 많아서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워 하는지라 가까운 사람에게는 이심전심을 바라는 편인데, 그게 가능한 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오늘 수료일 저녁 A 영화를 볼 예정이었는데 친구가 낮에 A 영화를 얘기하고, 곧 B 책을 구매할 예정이었는데 친구가 B 책을 추천해주었다. 계속 이런 식이라 매번 놀라움에 쓰러지는 줄! 또한 호준님과 위니브 식구들과 멋사와 예비 개발자 동기분들, 좋은 분들과의 연을 맺게 되었다. 개발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그 안의 멋진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3.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다. 멋사 기간 동안 매일 TIL을 쓰려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앞으로의 블로그는 기술 관련 글 위주로 꾸려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위니브를 통해 다시 무료책 출판을 경험하고 싶다. 이력을 위한 출판도 좋지만 모든 일에 진심과 의미를 담아서 하는 게 내 특징 아니겠는가.

 

4. 야나두! 나도 의외로 협업이 가능한 인간형임을 알게 되었다. 직장인 시절 하드워커로서 3인분을 해오면서 부서 내에 적당히만 업무하는 동료들을 이해하지 못했었고, 책임지고 혼자 일하는 환경에서 소프트 스킬은 점점 떨어지기만 했다. 인간적인 친분은 아직 어렵지만 적어도 같이 일 할 때만큼은 부드러우며 적극적인 소통, 가능했다. 팀프로젝트 기회 정말 좋았고 계속해서 도전하겠다. 함께 하시는 분들에게서 내가 갖지 못한 장점을 발견하고 배우는 경험은 무척 뜻 깊었다. 

 

5. 휴식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꼈다. 컨디션 저하를 이유로 생각을 실천하지 못할 때마다 무척 슬펐다. 지금 요양을 가는 이유도 지난 5년을 휴일이 없는 사람처럼 달려오며 피로가 축적되었기 때문이고. 남들처럼 명절을 쇤 지 너무 오래 되어서 친척들 얼굴도 까먹을 판이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에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보자는 부분도 컸다. 고요한 환경에서 나에게 집중하며 준비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최소한 오늘만큼은 잠도 자고 영화도 보고 식사도 챙기고 쉬자, 싶었는데 막상 가만히 있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글이나 적어본다. 답 없는 워커홀릭 인간이라서 J 계획 머리 팽팽 돌아가고 있고요. 20라이언 은하님이 이러니까 번아웃이 오지하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말이다... 떠나기 전 며칠 동안만이라도 설렁설렁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아니 그 노력도 멈춰! 삭제했던 유투브부터 재설치 하고...

 

자 이제 끝! 고생했다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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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멋사 디스코드 채널을 위해 그간 만들었던 이모지들 ㅎㅎㅎ